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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시"에 대하여

"전라도 촌스러움의 미학"

2017-07-05

"전라도 촌스러움의 미학" [책소개]

문용식 (김근태재단 부이사장)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전라도말 중에 '포도시'란 게 있다. '가까스로' 혹은 '겨우'와 비슷한 말이다. '포도시'를 전라도 말답게 발음하려면 '도'를 조금 길게 끌어줘야 한다. '포도~~시' 이런 식으로... 힘겨운 정도가 길수록 '도'를 길게 끌어주면 상황에 맞게 더 감칠 맛이 난다.

그런데 황풍년의 <전라도, 촌스러움의 미학>이란 책에서 <포도시>에 대한 기가 막힌 설명을 들었다. 월간 <전라도닷컴> 통권 150호 기념 특집으로 '내가 좋아하는 전라도말' 응모를 받았는데, 소설가 장정희 선생이 내놓은 말이 '포도시'였다. 장선생의 설명이다.

"힘겹게 경계를 넘어서는 자의 말이다. 포기하지 않고 배로 밀어가며 살아내는 자가 쓰는 말이다. 경계 앞에 쉽게 좌절하는 우리들을 부끄럽게 하는 말이다. 경계를 넘어서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아는 자의 말이다..."

촛불과 대선을 겪은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에서 장정희 선생의 '포도시'를 떠올리게 된다. 대한국민 1,700만명이 겨우내 촛불을 들어올리고서야 '포도~~~시' 박근혜를 끌어내릴 수 있었던 일... 촛불대선 덕택에 부패와 무능의 구시대를 끝내고 상식과 원칙의 새시대로 '포도~~~시' 한발 한발 내딛고 있는 모습...

참고로 '내가 좋아하는 전라도말'로 추천받은 다른 대표적인 말로는, '쓰겄다' '아그똥하다' '해름참' '싸묵싸묵' 그라제' '솔찬허시' '허벌나다' ' 암시랑토 안혀' 등이 있었다. 모두 다 베시시 웃음짓게 만드는 그리운 고향의 입말들이다.

정겹고 아스라운 추억에 잠기고 싶은 분들은 황풍년의 책을 사서 싸묵싸묵 읽어볼 일이다. 솔찬히 재밌당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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