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帝國의 몰락과 侯國의 미래> 황성환 저
“제국의 몰락과 후국의 미래”
-미 제국을 좇아가면 민족의 앞날은 없다/ 저자 황성환 | 출판사 소나무
"콜럼버스 일행이 상륙했을 당시 아메리카 대륙 전역에 흩어져 살던 원주민은 약 1억 명, 북미 대륙에만도 약 3,000만 명이 살고 있었다는 것이 학자들의 추산이다. 그러나 1900년 당시 미국에 거주하던 원주민은 채 100만 명도 되지 않았다. 현재 미국에 살고 있는 원주민은 알라스카와 하와이를 모두 포함해도 전체 인구의 1.2%라는 사실로 미루어, 미국 본토에 살고 있는 원주민은 줄잡아 100만 명 내외다.
원주민 말살정책은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침입 초기부터 공공연히 자행되었다. 이는 라스카사스가 1552년에 발표한 「원주민 사회의 파괴에 대한 소고(A Short Account Of The Destruction Of Indies)」라는 글에 생생히 묘사되어 있다.
하루는 3,000명에 달하는 원주민을 붙잡아 와 사지를 자르고 목을 베고, 여자는 강간한 뒤 죽였다. 달아나는 아이는 창을 던져 죽이거나 붙잡아 사지를 잘라 죽이고, 일부는 끓는 비누에 삶아 죽였다. 또한 개를 풀어 그들을 돼지처럼 몰아 죽이고, 엄마 품에 안겨 있는 아기를 낚아채 그들이 끌고온 개에게 먹이로 던져주었다.
그리고 한 칼에 사람을 두 동강 내거나 목을 베는 내기를 하고, 바위에 짓이겨 죽이기도 했다. 또 나지막한 교수대를 만들어 발이 땅에 닿을락 말락 하게 그들을 목매달고, 저주받은 예수의 13번째 제자를 본 따 13명씩 죽였다.
백인들이 퍼뜨린 천연두 역시 무균 지대나 다름없던 아메리카 대륙에서 살던 원주민에게는 치명적이었다. 그들은 백인과 달리 미처 면역력이 없던 탓에 때로는 마을 전체가 몰사하기도 했다. 그 구체적인 사례로서, 콜럼버스 일행이 상륙할 당시 약 25만 명이던 카리브해 아이티Haiti섬의 타이노족Taino은 불과 50년이 지나는 동안 고작 0.2%에 불과한 500명 정도만 살아남았다. 당시의 평균 출산율과 백인들이 퍼뜨린 천연두로 사망한 수를 감안하더라도, 신대륙 개척이라는 미명 아래 자행된 백인들의 학살 만행이 어느 정도였는지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원주민 말살정책은 1492년 4월 30일 스페인 국왕의 명으로 콜럼버스에게 전해진 대주교의 서신에도 잘 드러난다. 그 요지는 황금을 찾는 데 장애가 되는 사람은 살해해도 좋다는 것이었다. 타이노족에 대한 백인 정복자의 만행은, 콜럼버스가 이곳에 상륙한 지 11년이 지난 뒤 스페인 정부가 폰세 데 레온Ponce de Leon 휘하의 기병대를 현지에 보내 한 지역에서 타이노족 7,000여 명 전원을 무차별 학살했다고 보도한, 한 미국 신문의 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황금 약탈과 선교라는 미명 아래 이토록 잔악한 만행을 저지른 해적 불한당들을 기리고자, 1892년 10월 12일 미국의 제23대 대통령 해리슨은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침입 400주년을 기념하여 이날을 콜럼버스의 날로 지정했고, 이후 1968년 제36대 대통령 존슨은 이날을 국경일로 선포했다."
<帝國의 몰락과 侯國의 미래> 황성환 저
결국 미국이 문제다. 또한 미국을 보는 관점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한다.
이 책의 주장은 책 표지의 부제에 잘 드러나 있다. ‘미 제국을 좇아가면 민족의 앞날은 없다.’ 현재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은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미 제국이라니, 우리의 안보를 책임져주는 포괄적 동맹국에 대한 모독이 아닌가?’
그러나 저자의 역사의식은 그와 정반대다. 저자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나는 이 책을 미국을 음해하기 위해 쓴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제도권에 몸담고 있는 대다수 지식인이나 보수 우익들처럼 혈맹이니 우방이니 하며 미국을 찬양하기 위해 쓴 것은 더욱더 아니다. 또한 이 책은 내가 나고 자란 내 나라를 비방하기 위해 쓴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남은 선이고 이북은 악이라는 식의 체제 선전을 위해 쓴 것은 더욱더 아니다.
단지 이 책은 일제 패망 이후 작게는 개개인의 의식과 일상을 지배해왔고, 크게는 우리 민족의 운명을 재단해온 미국의 태생과 성장 과정을 적나라하게 밝힌 것이다. 아울러 그들의 제작과 연출에 의해 태어나고 그들의 감호를 받으며 성장한 대한민국의 실체를 조명하려는 것이다.”
-미 제국의 맨얼굴을 드러내는 저자의 작업은 근거를 가지고 있는가?
미국을 음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이 책에 쓴 미국의 숱한 만행들은 확실한 근거가 있다는 것인가? 저자는 단호히 그렇다고 답한다. 이 책에 나오는 기록들은 저자가 꾸며낸 것이 아니다. 또 반미주의자들의 주장을 수집한 것도 아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요 사건 전부는 미국정부 스스로가 기록하고 남긴 것들이다. 이른바 비밀이 해제된 미국정부의 안보 외교 문건이다.
저자의 말을 또 들어보자.
“이러한 나의 주장에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정보 자유법(The Freedom of Information Act)에 의해 비밀이 해제된 방대한 분량의 미국 정부 문건을 읽고, 그 가운데 본문 내용과 관련된 주요 자료들을 인용했다. 또한 관련 해외 문헌과 미국 등 서방 유명 언론사에서 보도한 기사들도 참조했다.”
저자는 10년 동안 근 10만 쪽에 달하는 미 정부 비밀 해제 문건을 읽고 분석하느라 눈을 혹사해 이제 더 이상 문서를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시력이 악화됐다. 그 결과물이 이 책인 것이다.
후국侯國 대한민국
진실을 말하려는 저자의 열정은 ‘후국 대한민국’ 장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하나의 자주독립 국가 수립을 열망하던 온 겨레의 염원을 압살한 채 미 제국이 기획하고 연출하여 만든 꼭두각시 정부, 즉 후국이 바로 대한민국이라는 것이다.
“물론 미국에 대한 비판을 친북으로 몰고, 이남 체제의 태생적 흠결을 지적하는 것을 이북 체제에 대한 찬양으로 몰며, 국제 사회의 조폭 두목인 미국에 빌붙어 사는 것을 감사히 여겨온 보수 우익들의 천민적 시각에서 보면 이 책은 반역과 불충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거듭 태어나지 않고서는 천국에 갈 수 없고 악업을 소멸하지 않고서는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성자들의 가르침처럼, 원초적인 흠결을 안고 태어난 한국의 과거사를 덮어둔 채 민족 윤리와 사회 정의 그리고 남북통일을 외쳐보았자 이는 마치 모래로 밥을 잣는 헛수고나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수천 년 동안 우리의 선조들이 살아 왔고 또한 우리의 후대들이 살아갈 이 땅을 더 이상 영악하고 천박한 소인배들이 판치는 난장판으로 내버려 둘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감히 이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
이 책은 2006년 3월 소나무에서 나온『미국의 실체』를 폭넓게 보완하고, 미국의 원격조정에 의해 움직여온 한국 현대사도 심도 있게 재조명했다. 아울러 몰락의 길로 접어든 미 제국과 그들의 동북아 지사장으로 부상해온 일본 및 그들과 외교 군사적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후국 한국’의 미래도 다루는 등 그 내용을 대폭 확충하여 새 제목으로 출간하는 것이다
- 출판사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