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논리학> 김용규 저
요점정리:
제 1.부
논증(Argument)
논증 : 전제를 근거로 하여 결론을 이끌어 내는 추론의 언어적 표현
* 논증을 사용한 주장을 반박하려면 내세운 전제가 허위라는 사실을 증명해야만 한다.
힘은 세지만 겁이 많은A와 힘은 없으나 겁도 없는 B가 함께 길을 가다가, B가 A의 옷을 빼앗았다. 그래서 A가 고소를 했는데 B가 그것을 부인한다. 하지만 증인이나 분명한 증거가 없다. 이처럼 자백이나 분명한 증거가 없을 때 논증이 필요하다. 이때 B는 "힘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힘이 센 A의 옷을 빼앗을 수 있겠느냐?"고 상식을 근거로 변론해야 한다. 그러나 A는 자기가 겁이 많아 빼앗겼다는 것을 알리지 않고 재판에 이기기 위해서는 "힘이 약한 B가 혼자서 한 것이 아니고 여러 사람과 함께했다."고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 설득의 논리학 중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
부당가정의 오류 / 선결문제요구의 오류(petitio principii) :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전제를 근거로 하여 결론을 이끌어 냈을 경우.
예증법(paradeigma)
예증법 : 잘 알려진 예를 근거로 하여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는 논증
토피카: 일반인이 상투적으로 사용하는 귀납법을 사례별로 모아, 그것들이 모순을 범하지 않고 쓰일 수 있도록 정리해놓은 것이다.
한 랍비가 유명한 설교자인 친구에게 "여보게, 야곱! 자네는 설교 때 마다 어떻게 그렇게 주제에 꼭 맞는 예를 찾아내나?" 하고 물었다. 그러자 그 설교자는 다음과 같은 예화를 하나 들어 친구에게 대답했다. "어떤 명사수가 있었다네, 그는 오랫동안 수련을 받고 사격 대회에서 여러 번 우승을 한 다음 휴식을 취하려고 고향에 돌아왔어. 그런데 그가 보니, 어떤 집 앞마당에 있는 벽에 분필로 많은 원들이 그려져 있는데 모든 원의 한가운데 총탄 자국이 나 있었다네. 그는 깜짝 노라 수소문을 한 끝에, 사격수를 찾아냈어. 그런데 놀랍게도 그 사람은 맨발에 누더기를 걸친 소년이었다는 거야. 그래서 누구에게 사격술을 배웠는지 물었다네. 그러자 소년은 '아무에게도 배우지 않았어요. 저는 먼저 담벼락에다 총을 쏘고 난 다음 분필로 총 구멍 주위에 원을 그렸어요' 하고 대답했다네. 사실은 나도 마찬가지야. 나는 평소에 재치 있는 비유나 사례를 모아놓았다가 거기에 알맞은 주제를 찾아 교훈한다네."
- 설득의 논리학 중("탈무드")
* 적절한 예를 선정하는 법
1. 수용 가능한 예여야 한다.
2. 예와 주장 사이에 면밀한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
3. 반론 가능성이 작아야 한다.
유비논증(analogical argument)
유비논증 : 사물이나 사건의 유사서을 근거로 들어 결론을 이끌어내는 논증이다.
* 결론이 '개연적으로' 또는 '가능적으로 참'이기 때문에 타당한 논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시계는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기계라서 우연히 만들어졌다고 볼 수 없고, 어떤 지성적 존재가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생명체는 시계보다 더 복잡하고 정교하기 때문에 더욱 우연히 생겨난 것이라 할 수 없으며, 엄청난 지성을 가진 창조자가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러한 엄청난 존재를 우리는 신이라 부른다."
- 설득의 논리학 중 (윌리엄 페일리 "자연신학"에서 사용한 예증법)
페일리의 논증이 가진 문제점은 시계와 생명체가 매우 복잡하고 정교하다는 점에서 유사할지라도 논점은 사실 전혀 다르다는데에 있다. 시계는 진화하지 못하고 생명체는 진화한다. 그리고 창조냐 진화냐가 이 논쟁의 핵심이다. 그런데 시계와 생명체가 모두 복잡하고 정교하다는 유사점 때문에 핵심 논점이 가려져 결론이 마치 필연적인 것 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런 눈속임을 조심하라. 특히 상대가 유비논증으로 당신을 설득하려고 할 때 말이다.
소크라테스의 죽음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걸려 있는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보면 그때의 정경이 사실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감방 안에서는 슬픔에 겨워 어쩔 줄 모르는 그의 친구들이 소크라테스를 둘러싸고 있다. 그렇지만 정작 소크라테스는 태연자약하다. 막 목욕을 마친 듯 웃통을 벗고 왼쪽 어개에 수건을 걸친 꼿꼿한 자세로 침대 위에 앉아 있다. 오른손은 가수가 슬피 울며 건네는 사약을 받으려 뻗었고, 오니손은 그가 기쁨으로 돌아가려는 영원한 고향을 가리키고 있다.
그런데 소크라테스와 마주 앉아 아직도 그에게 뭔가를 이야기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의 죽마고우인 크리톤이다.
생략삼단논법(enthymeme)
생략삼단논법 : 우리가 아는 삼단논법은 형식적으로 보통 두개의 전제와 한 개의 결론, 즉 세 개의 언어적 표현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여기에서 전체의 일부 (때로는 결론까지도)를 생략한 것을 '생략삼단논법'이라고 한다.
* 전제를 생략할 수 있는 경우 : 전제가 '확실한 지표', '일반적 통념', '지표'의 세가지 경우에 속하면 생략할 수 있다.
* 생략삼단논법을 사용한 주장이 논증인지 아닌지 구별하는 법
1. 숨겨진 전제를 찾아라.
2. 숨겨진 전제가 생략가느안지, 즉 보편타당한지를 살펴라!
3. 숨겨진 전제가 보편타당하면 논증으로, 그렇지 않으면 단순 주장 내지 오류로 취급한다.
대증식(epicheirema)
대증식(복합삼단논법) : 전제 하나하나마다 그것을 증명하는 증거를 붙임으로써 설득력을 강화하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 대증법은 삼단논법의 틀을 갖추었기 때문에 형식적으로 타당할 뿐 아니라, 각 전제가 참임을 증명하는 증거가 첨부되어 있기 때문에 내용도 건전하다. (논증의 타당성과 건정성에 대해서는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자.)
제2.
연쇄삼단논법(sorites)
연쇄삼단논법 : 둘 이상의 삼단논법을 모아 하나의 연결체로 만듦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더욱 강조하는 논증법
"살 한 파운드를 뗀다는 조건에는 피도 흘린다는 것이 이미 '생략된 전제'로 들어가 있지요. 그것을 생략한 이유는 '확실한 지표'이기 때문입니다.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어느 논증에서나 확살한 지표는 생략 할 수 있다는 것을 판사님도 부인하지는 못하시겠지요? 물론 그러시지 않겠지만 혹시라도 판사님께서 그것이 확실한 지표가 아니라고 주장하신다면, 저는 판사님 스스로 피를 흘리지 않고 살을 떼어보시라고 할 수밖에 없군요. 만일 그렇게 하실 수 있으면, 저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설득의 논리학 중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의 각색)
수사학적 논증
설득을 목적으로 하는 자연언어논증. 아리스토텔레스 이전 에는 모든 논증이 수사학적 논증이었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가 삼단논법을 개발하면서 논증에 '타당성의 검증'이라는 새로운 임무가 주어졌다. 이때부터 논증은 설득을 목적으로 하는 기술인 동시에 논리적 타당성을 따지는 기술이 되었다. 그러다 20세기 초에 프레게, 러셀 등이 연역법의 형식화에 성공하여 형식논증이 논리학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그 결과 논증의 목적이 타당성 검증으로 굳어져서 공학과 가까워졌다. 그리고 설득을 목적으로 하는 수사학적 논증은 논리학에서 제외되었다. 그럼에도 수사학적 논증은 오늘날에도 과학 탐구, 프레젠테이션, 연설, 설교, 토론, 광고 도는 논술 등에 여전히 유용하게 사용된다. 수사학적 논증에는 예증법, 유비논증, 생략삼단논법, 대증식, 연쇄삼단논법, 귀납법, 가추법 등이 있다.
제 3.
민토 피라미드 원칙(The Minto Pytamid Principle)
민토 피라미드 원칙 : 우선 '연역추론 형식'과 '귀납추론 형식'두 종류를 기본 단위로 하여 그룹 메시지들을 정리한다. 이것을 '수평적 관계 부여하기'라고 한다. 그러고 나면 여기에서 나온 결론들이 자동으로 상위 그룹을 구성하게 되는데, 이것이 '수직적 관계 부여하기'다. 그 다음에 상위 그룹의 메시지들을 다시 연역추론 형식이나 귀납추론 형식으로 정리하여 그 결론으로 다시 그 위의 상위 그룹을 구성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배열법(dispositio)
수사학 : 주제 설정법(inventio), 배열법(dispositio), 미사여구법(elocutio), 연기법(actio), 기억술(memoria)의 다섯 가지 기술을 포함한다. 그중 앞의 세가지가 특히 중요하며, 하지만 모두 연설을 할때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들이다.
1. 머릿말(exorde) : 감동시키기 (animos impellere) + 유혹하기 (captatio benevolentiae)
"논술문의 성패는 서두 부분의 세문장에 있다."
서론을 시작하는 요령
1. 격언, 속담, 고사성어 또는 예화로 시작하는 방법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그런데 요즘은 정국을 살펴보면 이 말이 실감이 난다."나 "<삼국지>에 보면 '계륵(鷄肋)'이라는 말이 나온다. 먹을 수도 버릴 수도 없을 때 하는 말이다. 요즘은 자유무역협정(FTA)이 바로 이 말을 떠올리게 한다."는 각각 속담과 고사성어로 시작한 예이다.
"루이스 캐럴의 동화 <이상한 나라 앨리스>의 속편인 <거울나라의 앨리스>에는 붉은 여왕이라는 체스 말이 나온다. 붉은 여왕은 앨리스에게 '제자리에 있고 싶으면 죽어라 하고 뛰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에서 생물학의 '붉은 여왕효과(red queen effect)'라는 용어가 나왔다. 생물뿐이 아니다. 요즘은 기업이나 국가도 마찬가지다."라는 사설은 예화로 시작했다.
이런 방법들을 쓰기 위해서는 1장에서 소개한'토피카'를 준비해두어야 함은 물론이다.
2. 관심 화제로 시작하는 방법
"북한의 식량난이 극에 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서이 어디 북한만의 문제던가."는 세계 식량 위기에 대한 사설의 머리말이다. "최근 프랑스 파리 외각 도시에서 발생하여 200개 도시로 번진 인종소요 사태는 다민족 국가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는 점차 다민족 국가가 되어가는 우리나라의 문제점을 다룬 논술문의 머리말이다. 모든 최근 관심을 모으는 화제로 시작했다.
3. 개념 정의로 ㅤ시작하는 방법
난해하거나 새로운 논제는 '배아줄기세포란...' 이나 '문화전젱이란...' 또는 '유시시(user-created-contents)란...' 같이 단도직입적으로 관련된 주요 개념을 정의하면서 시작하는 방법이다. 특히 짧은 분량의 논술문에 유용하다.
3. 질문으로 시작하는 방법
"분단된 땅에선 자유도 없다던가?" 라는 국가보안법 피해에 관한 사설처럼 논제에 연관된 질문으로 시작할 수도 있다. 사람들은 보통 대회체의 글에서 친근감을 느끼는데, 질문은 대화와 같은 효과를 낳는다.
- 설득의 논리학 중
2. 진술부(narratio) : 설득하기 (rem docere)
논란이 되는 문제를 미사여구를 빼고 사실적으로 언급해야하며, 다음에 오는 논증부와 연결성이 강해야 한다.
3. 논증부(confirmatio) : 설득하기 (rem docere)
논제(propositio)에 대한 자신의 견해, 곧 주제를 내세우는 일과 적절한 논거를 제시함으로써 그것을 증명하는 일을 한다.
설득력이 높은 논거들
1. 역사적 사실, 객관적 사실
자유무역협정(FTA)을 찬성하는 글에는 19세기 중엽 일본보다 불과 20년 늦게 문호를 개방하여 결국에는 그들의 식민지가 되었던 역사적 사실을 예로 들면 논거가 된다. 또 '일본 대중문화가 밀려오고 있다'는 주장에는 일본 소설, 만화, 가요, 드라마 등이 우리 문화 시장을 점령해가고 있는 객관적 사실 제시가 논거가 된다.
2. 정설로 인정된 학설
동물에게도 언어 능력이 있다는 이론은 인정된 학설이다. 따라서 필요에 따라 논거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학설이라도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예컨대 인간은 유전자의 '꼴사나운 로봇'에 불과하다는 유전자결정론은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잇는 학설이다. 따라서 이런 학설을 근거로 들어 어떤 주장을 하면 설득력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3. 통계 자료
각종 통계 자료는 숫자로 표시되어 이해가 쉽고 객관적이며 구체적이어서 좋은 논거가 된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길어졌다. 1920년엔 불과 34세였는데 2005년에는 78세를 넘어섰다.'나 '한국은 이미 다민족 국가다. 통계청은 <2006년 혼인 통계>에서 농림, 어업 종사 남성 8596명의41%(3525명)가 외국 여성과 결혼했다고 밝혔다.' 라는 식으로 통계 자료가 뒷받침하는 주장은 설득력이 크다.
- 설득의 논리학 중
4. 맺음말(peroratio) : 감동시키기 (animos impellere)
재론하기와 요약하기를 강조한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앞에서 이미 언급한 내용을 그대로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재론과 요약은 반족이 아니다! 예컨대 주제를 대변하는 속담이나 격언을 이용하는 것같이 다른 표현 방법으로 다시한번 강조하고 마무리 하는 것이 방법이다. 마무리에서는 앞에서 이미 언급한 내용에 대한 방향 제시, 전망하기, 여운 남기기를 해야지, 새로운 문제를 꺼내면 안된다!
yes-but 논법
퀸틸리아누스의 배열법 : 논증부 안에 반론부를 두는 것이다.
반론부(refutatio) : 글의 주제인 자기의 주장과는 대립되는 주장을 소개하는 단락이다. 그렇기 때문에 얼핏 생각하면 반론부가 논증을 약화해 논지가 흔들릴 위험이 있다고 우려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반론부를 두는 배열법은 자기 주장에 대립하는 타인의 주장을 감안하고라도 자기의 주장이 더 타당하다는 것을 내세우기 위해서 개발되었다.
반론부를 두면 '반대 의견까지 고려한 객관적 주장'이라는 인상을 주어 글의 공정성이 보장되면서도 자신의 주장이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 반론이나 일반적 견해가 가진 긍정적인 면을 일단 가볍게 인정하되, 곧바로 그것이 가진 좀 더 큰 부정적인 면이나 결정적인 단점을 지적하면서 당신의 주장을 내세워야 한다.
no-because 화법 : 우선 상대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데다 다른 사람의 으견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기의 주장만 내세우는 독선적이고 비합리적인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게된다.
yes-but 화법 : 상대의 주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어느 정도 동조하지만, 그래도 자기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인상을 준다.
제 4.
귀납법
귀납법 : 전제로부터 결론이 개연적 또는 가능적으로 나오는 논증법.
변증법적 논증의 특성은 결론이 전제로부터 '개연적(probably)' 또는 '가능적(possibly)'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그럴 법할 뿐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논리학자들은 귀납법을 '진리 확장적 논증법'이라고 부른다. (전제가 참이면 참일수도 있지만 거짓이 될 수도 있다.)
우선 열이 있는 것들의 자료 목록을 만든다. 베이컨은 이것을 '본질과 현존의 표'라고 불렀다. 여기에는 햇빛, 번개, 뜨거운 공기, 부싯돌에서 생기는 불꽃, 동물의 몸, 열이나는 진한 황산, 심지어 타는 듯한 맛이 나는 방향 식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능한 '긍정적 사례'를 철저하게 모은다.
그 다음에는 각각의 긍정적 사례에 대응하는 '부정적 사례'들의 목록을 만든다. 베이컨은 이것을 '일탈과 부재의 표'라고 불렀다. 여기에는 햇빛에 대응하는 부정적 사례로 달빛, 뜨거운 공기에 대응하는 부정적 사례로 차가운 공기 등 모든 긍정적 사례에 대응하는 부정적 사례들을 열시 가능한 꼼꼼히 관찰하여 수집한다.
그 다음 마지막으로, 열이 서로 다른 정도로 있는 사례들로 모아 '열의 정도표'를 만든다. 예를 들어 동물의 몸은 움직이면 열이 올라가고 가만히 있으면 내려가며, 또 신체 부위마다 각각다르다. 햇빛을 수직으로 받는 지역이 비드슴히 받는 지역보다 더 열이 높다 등이 기록된다.
이렇게 존재표, 부재표, 정도표를 만든다음, 귀납적 추런이 바로소 시작된다. 첫째로 '긍정적 사례'를 근거로 하여 열이 있을 때의 성질들을 추려내고, 둘재로 '부정적 사례'를 근거로 하여 열이 없을 때의 성질들을 요약하고, 셋째로 열이 증가하고 감소하는 것에 따라 변화하는 성질들을 살펴보아 열의 근본적 성질을 찾아낸다.
그 다음, 그 성질들 가운데에서 합당하지 않은 것을 하나씩 '제외 또는 배제'하는 '열의 성질에 관한 배제표'를 만든다. 예를 들어 끓는 물은 열이 잇는데도 빛나지 않기 때문에 열의 성질 중에는 '밝게 빛나는 성질'을 제외한다는 식이다.
이러한 귀납적 추론 과정이 적절히 이루어진 후 베이컨이 얻은 결론은 "열이라는 것은 억제된 상태에서 저항하는 분자들 사이의 팽창 운동이다. 이 팽창 운동은 모든 방향으로 일어나긴 하지만 특히 위쪽 방향으로 일어난다. 또한 분자 사이의 저항은 결코 완만한 것이 아니라 급속하고 격렬하다." 라는 것이다.
- 설득의 논리학 중 (베이컨의 "신기관" 중)
* 베이컨은 귀납법으로 얻은 결론을 최종 지식으로 생각하지 말라고 햇다. 실험과관찰 그리고 귀납으로 얻은 결론은 하나의 가설이나 가정 또는 '중간 수준의 공리'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에서 설득의 기술
멘델이 유전법칙을 발견했을 때는 그의 동료들마저 설득하지 못했다. 이런 불행한 예가 성공한 경우보다 훨씬 많다. 그렇다면 당신이 설사 자연과학을 전공하거나 또는 전공하려 한다 해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무엇인지 자연히 드러난다. 설득의 기술을 익혀라!
* 뉴턴은 "나는 가설을 만들지 않는다."고 오히려 호언했고, 아인슈타인은 "이 이론을 성공적으로 검증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말만 유일한 근거로 덧붙였을 뿐이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것을 증명하는 일은 실험과학자들의 몫이다.
논리학에서는 귀납법으로 얻은 결론이 가진 확증의 정도를 '귀납적 강도(inductive strength)'라고 부른다. 그리고 결론이 참일 개연성 또는 가능성이 높을 때 '귀납적 강도가 높다'라고 한다. 물론 귀납의 강도가 높을수록 설득력 있는(congent)논증이 된다.
따라서 귀납법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언제나 귀납의 강도가 높게끔 해야 하는데, 귀납적 강도는 '조사된 사례가 많을수록', '반대 사례가 적을수록', '일반화할 수 있을수록'높다.
귀납으로 얻은 결론은 귀납적 강도에 따라 표현의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자기 주변의 몇몇 젊은이가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보고'신세대 젊은이들은 모두 이기적이다'라고 단정하여 표현하는 것은 설득력을 오히려 떨어뜨린다. 그보다는 '신세대 젊은이들은 이기적인 경향이 있다'라는 표현이 더 강한 설득력을 이진다. 귀납적 결론에 적합한 일반적 어법은 '...한 경향이 있다', '...처럼 보인다', '나는 ...라고 간주한다', '나는 ...라고 제안한다' 등처럼 개연성을 인정하는 표현들이다. 이 점에서는 실험보고서나 논술문이나 차이가 없다.
물론 이런 표현은 주로 실험보고서의 도입부에 사용된다. 실험보고서의 일반적인 논거 배열은 형식상 '도입-방법과 재료-결과-논의'의 순서로 진행된다. 하지만 그 내용에서는 실험에서 나타난 우연성이 자연 과정의 필연성으로 나아간다는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실험이 과학자가 아니라 자연의 법칙에 의존하는 것처럼 비친다. 따라서 '도입'이 아니라 '결과'에서는 '만일 ...하면 ...하다(if-then)'라는 형태로 좀 더 조심스럽지만 더 구체적이고 단정적인 표현이 등장한다. 예컨대 '만일 주장 P가 어떤 조건 C를 충족한다면, 다음과 같이 주장된다'라는 식이다.
- 설득의 논리학 중
제 5.
가추법(abduction)
가추법 : '기대할 수 있는 풍성함(esperable uberty)'을 가지고 있다고 역설하며 과학 탐구의 방법으로 추천했다. 가추법만이 '새로운 지식을 생산해낼 수 있는 유일한 논증 방식'이라는 뜻이다. 결론은 분명 전제에서 필연적으로(necessarily) 나오는 것이 아니다. 개연적으로(probably) 참이다.
|연역법|
법칙 : 이 주머니에서 나온 콩들은 모두 하얗다.
사례 : 이 콩들은 이 주머니에서 나왔다.
결과 : 이 콩들은 하얗다.
|귀납법|
법칙 : 이 콩들은 이 주머니에서 나왔다.
사례 : 이 콩들은 하얗다.
결과 : 이 주머니에서 나오는 콩들은 모두 하얗다.
|가추법|
법칙 : 이 주머니에서 나온 콩들은 모두 하얗다.
사례 : 이 콩들은 하얗다.
결과 : 이 콩들은 이 주머니에서 나왔다.
- 설득의 논리학 중
* 가추법은 전제가 유일한 가능성일 때, 곧 전제에서 '불가능한 것들을 모두 지워버렸을 때'는 연역법이 된다.
"불가능한 것들을 모두 지워버렸을 때 남는 것 하나가 진실임이 틀림없네."
- 설득의 논리학 중 (코난 도일의 셜록홈즈의 대사)
가설연역법(假說演繹法)
가설연역법 :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설을 내놓고, 그것에서 연역(또는 계산)에 따라 예측을 행한 다음, 그 예측이 실험과 관찰로 증명되면 진리로 받아들이는 과학적 탐구 방법이다.
그림을 제대로 감정하려면, 화가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에 주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왜냐하면 그런 특징은 누구나 알고 있어서 쉽게 모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물들의 시선을 하늘로 향하게 한 페루지노(Perugino)의 화법이라든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여인의 미소 같은 것이 그렇다. 모렐리는 오히려 사소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그 화가가 속했던 화단에서 하찮게 여기는 것들이 오히려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귓볼이나 손톱, 손가락, 발가락 모양 등이다.
그래서 모렐리는 그의 <이탈리아의 화가들>이라는 논문에서, 예컨대 브라만티노(Bramantino), 조반니(Giovanni), 보티첼리(Botticelli), 코스메투라(Cosme Tura)같은 거장들의 작품에서는 항상 발견되지만, 모조품에서는 결코 발견할 수 없는 특징적인 귀 모양, 손 모양 등의 스케치를 모아놓았다. 그리고 이것들을 근거로 하여 유럽의 몇몇 주요 화랑에 걸린 그림들에 새로운 감정을 내놓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 설득의 논리학 중(미술 감정법 '모렐리의 방법')
제 6.
정의(horos)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에서의 정의 : "정의는 어떤 것의 전체(peras)다." A는 B고 동시에 B는 A일 때, 오직 그럴때 만이 'A는 B다'라는 문장이 정의가 된다는 뜻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오르가논'에서의 정의 : 유와 종차에 의한 정의. [종개념] = df[종차] + [유개념]
'유와 종차에 의한 정의'는 그 개념에 속한 유개념과 그 종(種)만이 갖는 차이를 밝힘으로써 정의하는 방법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다'가 그렇다. 여기에서 '동물'은 인간이라는 종(種)이 속한 유(類)다. 그리고 '이성적'이라는 것이 소나 말같이 같은 유에 속한 종들 가운데 인간이라는 종만이 가진 차이, 곧 종차(種差)다. 형식적으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종개념] = df[종차] + [유개념]
예 : 인간 = df이성적 + 동물, 처녀 = df결혼하지 않은 + 여자
- 설득의 논리학 중 (아리스토텔레스의'오르가논')
애매어에 의한 오류(fallact of equivocation)
디오니소도로스 : 자네는 개 한마리를 갖고 있다고 했지?
크테시푸스 : 예, 고약한 개가 한 마리 있습니다.
디오니소도로스 : 그러면 새끼들도 있겠지?
크테시푸스 : 예, 그강아지들은 아비를 쏙 빼닮았지요.
디오니소도로스 : 그러니까, 그 강아지들의 아비가 그 개란 말이지?
크테시푸스 : 예, 그 개가 강아지들과 함께 어울려 노는 것을 두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디오니소도로스 : 게다가 그 개는 자네의 것이 아닌가?
크테시푸스 : 물론 제 것이지요.
디오니소도로스 : 자, 그러면 그 개는 자네의 것이고, 또 그 개는 아비일세. 그러니까 그 개는 자네의 아비이고, 그 강아지들은 자네의 형제들이 아닌가.
'청년의 아비'와 '강아지들의 아비'를 구분하지 않고 '아비'라는 단어를 애매하게 사용했기 때문에 희한한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 설득의 논리학 중
산파술(maieutke)
우선 상식에 속하는 개념을 하나 고른다음 그 개념에 대한 상대의 의견이 거짓이 될 수 있는 예를 찾아낸다. 그래서 그 개념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수정한다. 이 작업을 반복함으로써 점점 그 개념의 올바른 정의에 다가간다.
* 개념 정의에서는 불필요한 부분들을 모두 제거해낼 수 없기 때문에 정의하는 데에는 대부분 실패했다.
논리학과 윤리학의 차이
서로 친구인 논리학자와 윤리학자가 함께 식당에 들어갔다. 두 사람은 생선을 주문했는데, 웨이터는 두 마리 생선을 한 접시에 담아 내왔다. 그런데 그중 한 마리가 알아보게 더 컸다. 먼저 윤리학자가 친구에게 "자네 먼저 들게."하고 권했다. 그러자 논리학자는 "그럴까."하며 덥석 큰 생선을 골랐다. 잠시 껄끄러운 침묵이 흐른 후, 윤리학자가 입을 열었다. "만일 자네가 나에게 먼저 들라고 권했다면, 나는 작은 생선을 택했을걸세!" 그러자 논리학자가 태평하게 응수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젠가? 자네를 위해 작은 것을 남겨두었는데."
- 설득의 논리학중
변증법(dialektike)
초기 : 면증법은 일종의'문답식 대화술'
후기 : '개념분류법'이다. 물론 우리가 '개념'이라고 부르는 것을 플라톤은 참된 존재 인 '이데아(idea)'라고 생각했다. 그 때문에 그에게는 변증법이 단순한 개념분류법이라기 보다 참된 존재들의 관계, 곧 이데아들 사이의 관계를 밝ㅎ니는 방법이었다.
타당한(valid)논증
타당하논증이란 '형식적으로' 올바른 논증을 말한다. 따라서 타당한 논증에서는 전제가 참일 때 결론도 차이된다.
* 타당하지 않은 논증을 형식적 오류라고 한다.
건전한(sound)논증
건전한논증이란 '타당하고', '전제들이 모두 참'인 논증을 뜻한다. '형식뿐만 아니라 내용도' 올바른 논증이다.
연역논증
연역논증이란 제시되어 있는 전제들만에 의해서 결론이 필연적으로 이끌려 나오는 담론"
제 7.
고정행동유형(fixed-action patterns) - 파블로의조건반사
칠면조는 새끼가 '칩칩'하는 소리를 내면 언제나 자동으로 모성애를 내보인다. 설사 자기 새끼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그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자기 새끼 까지도 철저히 외면하고 때로는 죽이기도 한다.
* 숭배에 의한 논증(argumentum ad verecundiam) : '권위 있는 전문가들의 말을 따라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은 우리의 상식이다. 즉 '전문가의 말 = 옳은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의사결정의 법칙이다.
* 상호성의 법칙 : 상대의 호의로 인한 부담 ㅤ때문에 부당한 요구도 거절하지 못하는 의사결정의 법칙.
* 일관성의 법칙 : 자신의 일관성 또는 체면을 유지하려는 의사결정의 법칙.
* 사회적 증거의 법칙 : 베스트셀러를 사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것을 따라서 하려는 의사결정의 법칙.
* 호감의 법칙 : 호감을 주는 상대의 권유에 끌리는 의사결정의 법칙.
* 권위의 법칙 : 권위에 맹종하는 의사결정의 법칙.
* 희귀성의 법칙 : "얼마 없습니다."나 "이제 곧 끝납니다."하는 외침에 솔깃해지는 의사결정의 법칙.
어느 날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나가보니 짜랍은 바지 차림에 가심이 깊게 팬 윗옷을 입은 한 젊은 미녀가 서 있었다. 그녀는 서류철을 들고 지금 설문조사 중인데 응해줄 수 있느냐고 정중히 물었다. 나는 물론 승낙했고, 가능한 한 멋진 인상을 남기기 위해 그녀의 질문에 '과장되게' 대답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기회가 되는 대로 외식도 하고, 수입 와인만 마시며, 영화관이나 음악회도 자주가고, 특히 발레 공연에는 빠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랬더니 젊은 미녀는 매력적인 미소를 보내념서 내가 '클럽 아메리카'에 가입하면 1년에 1200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제야 나는 상대의 정체를 알아차렸지만, 허풍을 떤 나의 일관성(또는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그녀가 내민 '클럽 아메리카'의 가입 신청서에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 속이 쓰려 위장약을 먹은 것은 그 다음 일이다.
- 설득의 논리학 중
베이스의 계산법
베이스의 계산법은 어떤 사건이 다른 사건과 연고나하여 발생할 경우 최선의 선택을 각 사건에 주어지는 '개연도'와 '소망도'를 계산하여 찾는 방법이다. 개연도란 사건이 발생할 확률이고, 소망도는 사건들의 바람직한 정도다.
'베르누이의 문제(상트페테르부르크 역설)'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는 한 계속해서 던질 수 있다. 이때 참가자에게 주어지는 상금은 2^n달러다. 그러나 언제든 뒷면이 나오면 경기가 끝난다. 즉 참가자가 처음 동전을 던졌을 때 뒷면이 나오면 상금은 없고 경기가 끝난다. 그러나 동전을 던져 한번 앞면이 나온 다음 뒷면이 나오면 2달러를 상금으로 받는다. 또 세번 앞면이 나오고 그 다음에 뒷면이 나오면 상금은 8달러가 된다. 하지만 만일 30번을 연이어서 앞면이 나오면 상금은 무려 약 11억 달러가 된다. 이런 조건에서 이 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얼마의 참가비를 내겠는가?
위 문제를 수학적으로 계산해 보면 매번 동전을 던질 때마다 기댓값(상금 x 확률)은 1달러다. 따라서 만일 동전을 다섯 번까지 던질 수 있다고 하면 기댓값은 5달러다. 그런데 베르누이의 문제는 이론상 무한정 던질 수 있다. 따라서 전체 기댓값도 역시 무한대가 된다.
하지만 이 문제를 실제로 사람들에게 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내기에 작은 돈이라도 선뜻 내고 참가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상트페테르부르크 역설'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의사 결정이란 단순한 논리적인 판단일 수 없다. 각 개인의 주관적 성향, 처한 상황 등 다양한 요소가 변수로 함께 작용하는 심리적 판단인 언제나 함께한다. 그리고 이러한 심리적 판단이 논리적 판단보다 언제니 덜 현명하다고 할 수 도 없다.
맥락효과
의사들이 '5년 내 사망률 7%인 어떤 수술'은 환자에게 권하지 않겠다고 하고, 반면에 '5년내 생존률이 93%인 어떤 수술'은 한자에게 권하겠다고 대답했다. '5년 내 사망률 7%인 어떤 수술'이라는 말과 '5년 내 생존율 93%인 어떤 수술'이라는 말이 같은 의미가 아니라 다른 의미로 인식되기 대문일 수도 있다.
'맛있는 음식은 값싸지 않다'는 문장과 '값싼 음식은 맛있지 않다'는 문장은 논리적으로는 똑같다. 논리학 용어로는 '동치(equivalence)'라고 한다.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전혀 다르다. 첫 문장은 비싸고 맛있는 음식을 떠 올리게 되지만, 두번째 문장은 맛이 형편없는 싸구려 음식을 연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제 8.
고정행동유형(fixed-action patterns) - 파블로의조건반사
칠면조는 새끼가 '칩칩'하는 소리를 내면 언제나 자동으로 모성애를 내보인다. 설사 자기 새끼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그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자기 새끼 까지도 철저히 외면하고 때로는 죽이기도 한다.
* 숭배에 의한 논증(argumentum ad verecundiam) : '권위 있는 전문가들의 말을 따라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은 우리의 상식이다. 즉 '전문가의 말 = 옳은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의사결정의 법칙이다.
* 상호성의 법칙 : 상대의 호의로 인한 부담 때문에 부당한 요구도 거절하지 못하는 의사결정의 법칙.
* 일관성의 법칙 : 자신의 일관성 또는 체면을 유지하려는 의사결정의 법칙.
* 사회적 증거의 법칙 : 베스트셀러를 사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것을 따라서 하려는 의사결정의 법칙.
* 호감의 법칙 : 호감을 주는 상대의 권유에 끌리는 의사결정의 법칙.
* 권위의 법칙 : 권위에 맹종하는 의사결정의 법칙.
* 희귀성의 법칙 : "얼마 없습니다."나 "이제 곧 끝납니다."하는 외침에 솔깃해지는 의사결정의 법칙.
어느 날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나가보니 짜랍은 바지 차림에 가심이 깊게 팬 윗옷을 입은 한 젊은 미녀가 서 있었다. 그녀는 서류철을 들고 지금 설문조사 중인데 응해줄 수 있느냐고 정중히 물었다. 나는 물론 승낙했고, 가능한 한 멋진 인상을 남기기 위해 그녀의 질문에 '과장되게' 대답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기회가 되는 대로 외식도 하고, 수입 와인만 마시며, 영화관이나 음악회도 자주가고, 특히 발레 공연에는 빠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랬더니 젊은 미녀는 매력적인 미소를 보내념서 내가 '클럽 아메리카'에 가입하면 1년에 1200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제야 나는 상대의 정체를 알아차렸지만, 허풍을 떤 나의 일관성(또는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그녀가 내민 '클럽 아메리카'의 가입 신청서에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 속이 쓰려 위장약을 먹은 것은 그 다음 일이다.
- 설득의 논리학 중
베이스의 계산법
베이스의 계산법은 어떤 사건이 다른 사건과 연고나하여 발생할 경우 최선의 선택을 각 사건에 주어지는 '개연도'와 '소망도'를 계산하여 찾는 방법이다. 개연도란 사건이 발생할 확률이고, 소망도는 사건들의 바람직한 정도다.
'베르누이의 문제(상트페테르부르크 역설)'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는 한 계속해서 던질 수 있다. 이때 참가자에게 주어지는 상금은 2^n달러다. 그러나 언제든 뒷면이 나오면 경기가 끝난다. 즉 참가자가 처음 동전을 던졌을 때 뒷면이 나오면 상금은 없고 경기가 끝난다. 그러나 동전을 던져 한번 앞면이 나온 다음 뒷면이 나오면 2달러를 상금으로 받는다. 또 세번 앞면이 나오고 그 다음에 뒷면이 나오면 상금은 8달러가 된다. 하지만 만일 30번을 연이어서 앞면이 나오면 상금은 무려 약 11억 달러가 된다. 이런 조건에서 이 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얼마의 참가비를 내겠는가?
위 문제를 수학적으로 계산해 보면 매번 동전을 던질 때마다 기댓값(상금 x 확률)은 1달러다. 따라서 만일 동전을 다섯 번까지 던질 수 있다고 하면 기댓값은 5달러다. 그런데 베르누이의 문제는 이론상 무한정 던질 수 있다. 따라서 전체 기댓값도 역시 무한대가 된다.
하지만 이 문제를 실제로 사람들에게 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내기에 작은 돈이라도 선뜻 내고 참가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상트페테르부르크 역설'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의사 결정이란 단순한 논리적인 판단일 수 없다. 각 개인의 주관적 성향, 처한 상황 등 다양한 요소가 변수로 함께 작용하는 심리적 판단인 언제나 함께한다. 그리고 이러한 심리적 판단이 논리적 판단보다 언제니 덜 현명하다고 할 수 도 없다.
맥락효과
의사들이 '5년 내 사망률 7%인 어떤 수술'은 환자에게 권하지 않겠다고 하고, 반면에 '5년내 생존률이 93%인 어떤 수술'은 한자에게 권하겠다고 대답했다. '5년 내 사망률 7%인 어떤 수술'이라는 말과 '5년 내 생존율 93%인 어떤 수술'이라는 말이 같은 의미가 아니라 다른 의미로 인식되기 대문일 수도 있다.
'맛있는 음식은 값싸지 않다'는 문장과 '값싼 음식은 맛있지 않다'는 문장은 논리적으로는 똑같다. 논리학 용어로는 '동치(equivalence)'라고 한다.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전혀 다르다. 첫 문장은 비싸고 맛있는 음식을 떠 올리게 되지만, 두번째 문장은 맛이 형편없는 싸구려 음식을 연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제 9.
동일률과 모순율
동일률(law of identity) : A는A다.
모순율(law of contradiction) : A는 ~A가 아니다.
배중율(law of excluded middle) : A이거나 A가 아니거나 둘중의 하나이다.
플라톤의 이데아(idea) : '눈에 보이는 모양', 곧 '형상(形象)' : '그 자신은 영원히 변하지 않으면서 세상 모든 변하는 것들을 그 것이 그렇게 있게 하는 어떤것' 이라는 뜻이다.
이치논리와 다치논리
이치논리(two-valued logic) : '참과 거짓이라는 두 개의 진리치만을 갖는 체계'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 둘 사이에는 어떠한 진리치도 허용하지 않는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주장은 참이거나 거짓이다."라는 말로 못박았다.
다치논리(many-valued logic) : '참'과 '거짓' 사이에 중간의 진리치를 인정하는 논리
퍼지논리
퍼지 논리(fuzzy logic) : 자데(L. A. Zadeh)의 실용적인 다치논리체계.
퍼지논리는 '참'과 '거짓' 사이에 무수한 중간자들을 인정하는 '진리치'를 하나의 연속체로 만든다는 점이다. 즉, '모호한 것'을 '연속적인 것'으로 다른다. 그럼으로써 이치논리로는 다룰 수 없는 연속적인 속성을 가진 자연현상과 인간의 사고, 언어를 논리적으로 다룰 수 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단순성과 안정성을 상실하였다.
모호한(vague) : 하나의 뜻만 갖고 있음에도 그 적용범위가 확실히 결정되어 있지 않아 뜻이 불분명하다.
애매한(ambiguous) : 두가지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어 그 구분이 분명치 않아 뜻이 불문명 하다.
* '김구 선생님은 큰 사람이다'라는 말이 김구선생님의 키가 크다는 것인지, 아니면 사람됨이 크다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아 이해할수 없는 경우 '애매하다'고 한다. 그러나 김구 선생님 키가175cm인지 아니면 180cm인지 알 수 없어 그 말을 이해할 수 없는 경우에는 '모호하다'고 한다.
* 어떤 사람은 철학은 오래된 것일수록 좋고, 과학은 새로운 것일수록 좋다고 했다. 나는 둘이 만나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제 10.
진리
아리스토텔레스적 진리 : 그리스적 진리는 마치 거울이 사물의 모습을 그대로 비추듯이 사실을 그대로 반영(反映)한 것이다. 예컨대 사과를 사과라고 하고, 배를 배라고 하는 것이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진리다. 그래서 '사실적 진리', 과학적 진리' 또는 존재물의 진리' 라고도 한다.
희브리적 진리 : 사물과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적 행위, 삶 그리고 그것이 마땅히 가야할 '길'과 관계가 있다. '사물이 존재하게 끔 하는 바탕'이 아니라 '사람이 살게 하는 바탕'이다. '밖으로 드러난 어떤 것'이 아니라 '밖으로 드러난 것이 그렇게 드러나게 하는 어떤 것'이다. 그 때문에 이러한 진리를 '과학적 진리'에 대하여 '종교적 진리', '존재물의 진리'에 대하여 '존재의 진리'라고 하며, 일상용어로는 '사실'에 대하여 '진실'이라고도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진리 : 있는 것을 없다고 하거나 없는 것을 있다고 하는 것이 것짓이요, 있는 것을 있다고 하거나 없는 것을 없다고 하는 것이 참이다.
사고(思考)
아리스토텔레스 : 참과 거짓은 사물 안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 좋은 사물이 참되고, 나쁜 사물이 거짓인 것이 아니다. 참과 거짓은 오직 우리의 사고 안에 있다.
비트겐슈타인 : 문장은 "사실의 그림"이고, 이 그림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알려면 그것을 사실과 비교해보아야 한다.
대응설(correspondence theory)
친구가 당신에게 "책상 위에 망고가 하나 있다."라고 말하면 당신은 먼저 책상 위를 보고 '책상 위에 망고가 하나 있다'는 판단을 내린 다음에야, 그 말이 '참'아라고 생각한다. 결국 당신은 스스로의 판단으로 얻은 '책상 위에 망고가 하나 있다'라는 새 명제와 친구가 말한 옛명제를 비교할 뿐이다. 이러한 사실은, 만일 당신이 망고라는 과일이 무엇인지 몰라 그것이 망고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없는 경우에는 설사 친구가 "책상 위에 망고가 하나 있다."고 말해도 그것이 '참'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것으로 증명된다.
정합설(coherence theory)
정합(整合)이란 아무 모순 없이 꼭 맞는다는 뜻이다 시계는 그 안의 모든 부속품이 서로 꼭 들어맞아야 작동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계는 멎어버린다. 이런 의미에서 시계는 완벽한 정합체계다.
정합설은 '참(true)'과 '무모순성(consistency)'을 혼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합설을 내세우는 진리의 기준은 이미 알려진 참된 지식과 모순없이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것이지만, 진리란 그것보다는 사실과 맞아떨어져야 한다.
* 시계가 무모순 정합체계인데 이 시계가 예를 들어 80분 만에 시간이 바뀌고 18시간 만에 하루가 바뀐다고 하자. 그러면 이 시계는 당신에게 아무 쓸모가 없다. 시계는 그 작동 법칙이 자연의 법칙과 대응할 때에만 쓸모가 있는 것이다.
진리론
실용주의 진리론 : 좋은 결과를 낳는 유용한 믿음
쿤의 패러다임(paradigm) : 자연에 적용하기 위해 잇대어 발명된 상상적 가정
* 아리스토텔레스의 역학, 뉴턴의 역학,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 빛의 입자설과 파동설 등도 마찬가지로 진리가 아니고 그때마다 당시 과학사회가 받아들이는 하나의 패러다임이라는 것
로티 : '한 사회가 인정하는 유용한 믿음'. 그것에는 '참'과 '거짓'의 구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더 유용한 것'과 '덜 유용한 것'의 구분이 있을 뿐이다.
진리와 윤리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진리와 윤리는 구분되었다. 진리는 가치중립적이다. 그러나 이것은 객관적 진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했을 때 타당한 말이다. 진리가 세계로부터 '발견해내는 객관적인 것'이 아니고, 단지 우리가 '유용하게 사용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라면 그 책임도 전적으로 우리가 져야 한다. 진리는 더 이상 가치중립적일 수 없다. 윤리적이어야 한다. 이것이 가벼워진 진리가 져야 할 무거운 짐이다.